2024/04 14

벗에게

사랑하는 사람아 실로 고백하건대 아마도 너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나의 영혼이 봄날의 햇살 같이 따뜻한 너의 온기로 삭막하고 생명감 없고 그래서 사막같이 피폐하던 나의 가슴을 찬란한 봄의 싱그러운 꽃향기와 눈부신 녹색으로 한가득 채우는 기적의 환희를 알지 못했을 지리니 그래서 어느 빛나는 봄날에 너의 의미를 내 영혼 깊숙이 심어 어떤 귀찮음이나 고단함의 불평도 없이 오직 행복이라는 과실의 수확을 위하여 너의 웃음을 햇빛으로 삼고 너의 언어를 수분으로 삼고 너의 몸짓을 양분으로 삼아 매일매일의 삶을 귀하게 가꾸어간다 그래서 어느 한때 운명이라 그렇게 치부했던 고독과 외로움의 가슴속에 이제는 진달래꽃 같은 연분홍빛 사랑의 빛과 향기가 봄날씨처럼 너무도 따뜻하게 하루종일 내 가슴속을 온통 휘젓고 다닌다 그러므로 ..

나의 이야기 2024.04.09

벗에게

그대여 지금 창 밖에는 봄비가 내립니다 그동안 봄가뭄에 갈증 났던 대지는 봄비에 환장하여 질펀한 도로마다 흐느적대는 빗물의 흐름들이 구획의 모호한 경계를 미끄러지듯 소리 없이 무너뜨리고 그렇게 나의 마음도 어디론가 흘러갑니다 유리창가에 덕지덕지 앉은 먼지들이 흐르는 빗물에 마치 만개한 꽃잎들처럼 흐드러져 오히려 우아하게 쓸쓸한 봄날의 상념과 극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그렇게 계절은 종잡을 수 없는 방황으로 끊임없이 내 마음속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비는 계속하여 갈증으로 지친 대지를 흠씬 적시고 마침내 겨울의 언덕을 돌아 봄의 들녘에 파란 잎새 새록새록 돋아나게 하듯이 어느새 그대와 나의 사랑의 재회의 희망을 우리의 영혼 속 깊은 심지까지 봄비의 그 순수처럼 환하게 젖어들게 합니다 아 그러므로 사랑하는 님이여..

나의 이야기 2024.04.06

벗에게

4월의 어느 봄날에 해맑은 창공으로 날아올라 아직도 겨울 같은 가슴을 풀어헤쳐 봄의 싱싱한 기운을 한가득 채우리 그래서 살가운 바람과 빛 고운 햇살이 가슴을 스치는 순간 케케묵어 무겁기만 하던 지난겨울의 흔적들이 하나둘씩 낙하하리니 떨어진 들녘의 자리마다 마술처럼 피어나는 싱그러운 풀잎과 꽃잎들 봄은 사계절 중 으뜸가는 마술사이련가 4월의 들녘은 그렇게 봄이란 마술사가 제 흥에 겨워 온갖 기교로 한껏 치장하는 아름답디 아름다운 행복의 양탄자이리니 그대와 내가 함께 나란히 누워 사방에서 불어오는 4월의 고운 향기에 취하여 잠시나마 세상의 세태에 더러워진 우리네 영혼을 정화하고 더욱더 순수해지리라 진실로 다짐하리니 그래서 4월을 산다는 것은 한 세월을 산다는 인생의 노고가 혹여 눈물겹도록 외롭고 힘들다 하여..

나의 이야기 2024.04.05

벗에게

이것도 인생이라 내 영혼에 어지러이 덧칠되었던 그 무엇들이 겨우내 죽어있다가 봄맞이하듯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무엇이라 아픔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쁨도 아니고 빙빙 입속에서 맴돈다 하루 종일 세상은 가볍디 가벼운 4월이라 풍선처럼 봄바람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오르지만 고독에 족쇄 채워진 내 영혼은 단 한치의 자유도 만끽하지 못하는 것이 나의 봄은 아직도 머나먼 타향 그 어디에 홀로 눈물짓고 있나 보다

나의 이야기 2024.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