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24. 4. 6. 22:09

 

그대여 지금 창 밖에는 봄비가 내립니다

그동안 봄가뭄에 갈증 났던 대지는 봄비에 환장하여 

질펀한 도로마다 흐느적대는 빗물의 흐름들이

구획의 모호한 경계를 미끄러지듯 소리 없이

무너뜨리고 그렇게 나의 마음도 어디론가 흘러갑니다

 

 유리창가에 덕지덕지 앉은 먼지들이 흐르는 빗물에

마치 만개한 꽃잎들처럼 흐드러져 오히려 우아하게

쓸쓸한 봄날의 상념과 극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그렇게 계절은 종잡을 수 없는 방황으로

끊임없이 내 마음속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비는 계속하여 갈증으로 지친 대지를 흠씬 적시고 
마침내 겨울의 언덕을 돌아 봄의 들녘에

파란 잎새 새록새록 돋아나게 하듯이 어느새

그대와 나의 사랑의 재회의 희망을 우리의 영혼 속 

깊은 심지까지 봄비의 그 순수처럼 환하게 젖어들게 합니다

 

 아 그러므로 사랑하는 님이여

때로는 그대와 나의 사랑이 봄가뭄의 먼지처럼

참을 수 없이 갈증 나고 세상을 부유하더라도
그대와 나 실로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로 서로가 서로의 마음에 잔잔한 

봄비처럼 머물렀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마치 세상의 생명들이 봄비로 말미암아

새 생명을 틔우고 부활로 피는 생명의 순환처럼

그대와 나 우리들의 사랑의 여정도 세상의 진리와

더불어 함께하는 무구한 사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한미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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