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768

벗에게

나의 마음이라고말할 때 그 마음이전의 나는 누구일까 그 나는 지금의 나와는전혀 다른 존재일까 지금 여기의 나는수많은 시간과 경험으로만들어진 순간의 현상이고 그 나는 변하지 않는진짜 본질의 그 무엇일까 그 나는 선악의 구별 넘어우리의 의식 이전의 아무런그림도 그려지지 않은 순수의 도화지일까 지금 여기의 나는 그 도화지 위에 어떤 그림을 그리며 살고 있는가 선이면서 악일까 악이면서 선일까현상이 본질일까 본질이 현상일까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서는내가 아닌 나를 만날 수 있을까 아 그렇게 지금 여기 방황하고 있는나는 정말로 누구이고 무엇인가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10.06

벗에게

가을날 중에가장 빛나게 고운 날이바로 오늘이라면사람 중에 가장 고운그대를 만나고 싶어라 찬란하게 내리는가을 햇빛을 실루엣처럼드리우고 그 속에서보석처럼 빛나는 그대여 더불어 두 손을 맞잡고가을의 들녘을 거닌다면자연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최상의 경치를 볼 수 있으리니 거기다 가볍디 가벼운가을바람이 살랑살랑귓가에 속삭이며 어느새우리와 벗하며 동행하네​이런 가을을 바로 오늘그대와 함께 맞이하는 것이그냥 하루의 행운이 아닌이 가을의 처음부터 끝까지늘 존재하는 일상이라면 목청껏 부르고 싶은행복의 노랫말이지만실로 우리의 이별이라는현실 앞에 절실하게외로운 가을아 ​섭섭하게 아주 섭섭하게가을하늘만 감당할 수 없게푸르고 드높기만 하여라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9.24

벗에게

무료한 저녁 무렵습관처럼 저절로지난 추억들이 생각난다 이미 지나간 시간되돌릴 수 없음을알지만 후회와 연민이파도처럼 밀려온다 애써 모른 척 집 밖을 나서면이제 가을을 흠씬 머금은바람은 어딘가 차갑고 쓸쓸하다 뒷산의 이름 모를 작은 새가훠이훠이 날아가고서녘하늘의 보랏빛 노을이층층이 쌓이는 모습이수많은 어제들의 모습 같다 그저 안타까움이라 한 가지 감정만 마음속깊은 곳에서 스멀스멀올라오는 것이 아마도늙어가는 나이 탓인가 유한한 존재의 숙명은계절병처럼 왜 가을날에더 사무치게 느껴질까? 마치 낙엽 하나에도 인생의무엇이 무너지는 것처럼밤새도록 아리고 쓰라리겠지 낙엽의 숫자만큼 너에 대한 그리움이고 외로움이라그렇게 아픈 추억이더라 그래서 중년의 가을은 괜스레허전하고 허무하기 짝이 없더라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9.24

벗에게

삶이란 고해의 시간 속에서 누구나 때로는 외롭지 않으리오 그중에 가장 외로운 날이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이라면 생각하건대 잠시나마 소원하나니 이만큼 살아왔어도 삶이란 너무 낯선 시간들 그래서 아무런 흔적 없이 사라졌으면 사랑이니 우정이니 말하는 그 모든 행동과 가치들이 우리가 삶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낸 잠시의 허상이 아닐까 나 또한 진실하지 못한 사람이니 누구에게 진실하기를 바랄까 실로 모든 이익의 가장 우선순위는 우리 자신인 걸 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세상 그래서 외로운 것이다 그렇게 가장 외로운 날에는 오직 나만을 만날 수 있다 오직 나만이 나의 참벗이다 그림자 몸에 따르듯이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9.22

벗에게

눈물 나게그리운 사람이 있음을가을비는 어떻게 알았을까 가을비가 나 대신 울어주는 듯이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외로움은 늙지 않고그리움은 점점 젊어지니아마도 가을비가 잠시 쉬어가라고 내리나 보다 그렇게 가을비는텅 빈 충만의 역설처럼 실로 차갑게 내리지만  온 몸으로 맞으면 맞을수록점점 따스하게 느껴지는이 가을 가장 고마운 그 무엇!!!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9.21

벗에게

어째서 나이가 들수록아쉽고 안타까운 추억들만자꾸 기억 저편에서 떠오를까 밤새 가을비가  내리더니비구름 물러간 아침 하늘이괜스레 쓸쓸하기만 하다 밤새 이런저런 상념으로내 스스로 심장을 갉아먹던고독이 아침까지 한가득이다 하지만 새삼스럽지 않다이미 치료하기를 포기한내 불치병이고 난치병인걸 어느 때는 아픈 줄도 모르고심지어 마음에 고요가오히려 너무도 낯설기만 하다 실로 역설의 변증법인가 우리의 삶에 있어서 조금의불행 고통 분노 좌절 같은 것들이생각해 보면 아첨을 모르고삶의 진실을 말하는 친구들인 것을 너무 많은 기대와 희망은오히려 부담이고 짐이다작은 희망과 꿈에도 만족하는소박함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내자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9.20

벗에게

어찌 보면 낙엽은떠날 때를 아는진정한 賢人이다 어느 한 때 세상을다 덮을 듯 푸름의화신이었지만 이제는그 모든 것 다 버리고 여기저기 말라비틀어지고구멍 난 모습이지만아무런 불평 없이 바람 부는 날조용히 나무와 이별한다 낙엽은 그의 삶에 최선을 다한 것이다나뭇잎의 광합성으로 신선한 산소를세상에 무료로 공급해주지 않았던가   게다가 낙엽이 되어서는세상 어디에선가 땅속에 묻히어새 생명을 위한 거름이 될 것이다 그것이 생명의 거룩함이다작디작은 낙엽마저 우리네세상에 온 이유가 있는 것이다 오늘 이 아침 나 자신에게조용히 진실하게 물어보나니어느 훗날에 내 삶이 다할 때낙엽처럼 살았노라고!!! 그렇게 가을이라고 쓰고 가을은우리의 삶의 지표라고 읽어본다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9.19

벗에게

벗이여 그 어떤 위선의 가면으로도감출 수 없는 나의 외로움을 아시나요 돌처럼 굳어진 나의 메마른 가슴에그대가 돌아와 내게 행복이 되고 희망이 되는 그날나는 그대를 위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리니   적막의 고요가 뼛속까지 사무치는 외로운 밤어두운 눈으로 그대를 부르면 그대는영롱하게 반짝이는 별빛이 되어 온밤이지나도록 외로운 나의 영혼을 밝혀 주소서그것이 마치 변하지 않은 사랑이라 말씀하듯이이별의 기나긴 세월이 흐르는 시공간만큼그대를 그리며 흘렸던 눈물에 속절없이침묵하는 그대가 때로는 한없이 미울지라도 오늘같이 창밖에 비가 오는 날 가만히 눈을 감고생각하면 그래도 그대는 우울한 잿빛 하늘 너머언제나 환하게 웃고 있는 태양같이 아름다운 사람  하지만 이별의 아픔 속에 치유할 수 없는불치병처럼 나 홀로 삭이던..

나의 이야기 2024.09.18

벗에게

한 잎 두 잎 떨어지던 나뭇잎이 이제는서로 경쟁하듯우수수 떨어집니다 어찌 보면 쓰레기지만다르게 보면 다음 세상에또 다른 생명을 위한 거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나뭇잎은 늘낮은 곳으로 떨어집니다 어느 한 때 찬란하게 빛나던 존재이지만 이제는 세상 누구보다겸손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나도 이제는 그대에게혹여 낙엽 같은 존재가 되어도실로 슬프지 않겠습니다  세상의 낙엽이 결코 허튼존재가 아닌 것을 그대도 나도이미 알고 있기에!!!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9.17

벗에게

떨어지는 낙엽이 나에게 말한다 홀로 된다는 것을두려워하지 말라 나무와 이별하고또 이별하는 어느 날에자유가 무엇인지문득 느끼게 되리라  본래부터 홀로인 것을살아 이런저런 삶의희로애락은 실로 허튼집착이고 애착인 것을낙엽이 되는 어느 날에존재가 내가 의미가무엇인지 알게 되리라고 떨어지는 낙엽이 조용히 나에게 말한다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