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에게 바위를 깎아 만든 듯이건조하고 메마른 얼굴 해와 달이 번갈아비추지만 어떤 반응도 없다 신은 의도하지 않았고우연도 외면한 운명 앞에굶주린 영혼과 뒤틀린 몸뚱이 후회와 회한마저고갈된 뼛속 깊은고독이 겨울날에도여름처럼 타오를 때 사막의 오아시스처럼시원한 청량재 하나그것은 아마도 그대이려니나의 영원한 벗!!! 나의 이야기 2024.10.28
벗에게 시월은 어찌 보면 겨울이라는 한 해의소멸을 감추기 위해마지막 치장을 한다 그래서 산은 너무도 곱고하늘은 더없이 청명하다 속으면 안 되는데우리는 늘 속는다가을의 화려함에 서리 내리는가을의 끝자락어느 날에 아차 겨울이 오는구나외마디 한탄만 할 텐데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10.18
벗에게 그대가 내 사랑이던 때세상에 온통 행복뿐이었다불행이라는 단어는 사전에나나오는 말처럼 보였다 땅 위에 사는 것이 아니라구름 위에 사는 것처럼기분이 두둥실 떠오르고얼굴에는 웃음이 한가득이었다 그대는 초강력 진공청소기처럼내 마음속 우울과 울분과 좌절을티끌하나 없이 흡수하고 그 대신에희망과 꿈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꿈인 듯 생시인 듯 그대의두 눈은 별빛처럼 빛나고불그레한 그대의 두 뺨은태양보다 더 뜨거웠다 그만큼 사랑했고 정이 들었던 때문인가 감당할 수 없는이별의 아픔이 심장에 가시처럼박혀있음을 눈물로 고백하고 싶은시월의 어느 날에 아침이 밝아온다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10.18
벗에게 어차피 오는 가을비라면여름날의 비처럼주룩주룩 내려라가을의 쓸쓸함 씻겨가게 내가 비가 되어비가 내가 되어한 몸으로 흐르고 싶어라 비가 되어 흐르다 보면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는누군가를 만나지나 않을까 비에 젖어가는 낙엽하나나를 닮아가는 듯 힘없이 길가에 누운 것이참으로 애달픈 시월의 아침 가을비 쓸쓸히 내리면세상도 젖고 나도 젖고그렇게 어디로 누구에게로의주인공이 바로 그대였으면 물끄러미바라본 창문 너머내가 비가 되어비가 내가 되어세월이 가을이 흐르고 있구나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10.18
벗에게 그리운 나의 벗이여 어느 가슴 답답한 날가을숲에 가보셨습니까 그곳의 고요함이 우리에게말하는 것을 들어보셨습니까 여름날의 화려함을 이제는벗어버리고 갈색의 쓸쓸함만이가득하지만 가을숲은 오히려우리에게 진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삶으로서의 높고 높던 꿈들을인생으로서의 많고 많던 희망들을이제는 조용히 낮추고 줄이는 것이지금 우리의 행복의 조건이라는 것을 높은 것을 많은 것을갈망하던 지난날들이살아 푸르던 잎새 같았지만지금은 그런 욕심이갈증 난 낙엽처럼 아무 쓸모없는인생의 짐이라는 것을 벗이여 우리는 이제 가을숲의고요한 침묵과 잔잔한 평화가우리의 내면 가장 깊은 곳의삶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가을의 고마운 선물임을 감사합시다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10.18
벗에게 고백하건대 일부러부르지 않았건만굳이 찾아오는 그 녀석 아마도 쓸쓸함이라 불리는 불청객 저녁 무렵이면시작되어한 밤이 되어도 물러갈 줄 모른다 찾아준 고마움에 소주 한 잔 할라치면소주 한 잔에안주는 눈물 한 잔 소주가 쓴 것인지 인생이 쓴 것인지 그렇게 사는 것허무하기짝이 없어라 벗이여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10.13
벗에게 몸에 그림자 따르듯이사랑이 늘 언제나내 곁에 머물렀으면 일분일초 쉼 없이흐르는 시간 속에서영원한 것은 없지만 사랑 그 하나만은언제나 첫사랑으로매일매일 새로 시작하는바로 그 설렘이었으면 그렇게 사랑은 내 심장의 고동의시발점이고 고갈되지 않는 행복감그 자체이었으면 그래서 늘 그리운 너는붙이지도 못하는러브레터 속의 가장 기쁜 단어이면서슬픈 그 무엇이다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10.13
벗에게 차갑게 내리는가을비를 맞으며가슴 깊숙이 젖어드는그 무엇들을 하나 둘헤아려 본다 아마도 그것들의 정체는허전함 아쉬움 후회 미련..... 결국 인간이란 본래불완전한 존재이리니그때는 최선 같았지만지나고 나면 늘 후회가 든다 이제는 그런 미련들슬슬 털어낼 나이가 되었지만오히려 점점 더 쌓이는 느낌뿐 비에 젖은 길가의 낙엽처럼축 늘어진 어깨가 태산보다 무겁다 비에 젖은 싸늘한 감촉이이제 인생에 남은 것은무엇인지 다시 한번생각해 보라는 하늘의 뜻 같아 아침 출근길 옷깃을 살며시 여미어 본다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10.11
벗에게 그리움으로 한 밤에불을 밝힐 수 있다면한낮의 태양빛보다더 환하게 밝힐 수 있을 거야 그리움을 별에 담아서그대에게 보낼 수 있다면아마도 온 밤하늘의 별들이모자랄 수도 있을 거야 육신은 세월 따라 늙어가지만그리움은 점점 더 젊어지니그대와의 그리움은 서로가어쩔 수 없는 모순적 관계인가 그렇게 우주의 공간보다더 넓고 깊게 내 마음에 그대를 보고픈그리움이 끝없이 차오른다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10.09
벗에게 창문 너머 하늘빛이가을이 아니랄까 봐푸르디푸른 바다 같다 그 푸른 바다 위에구름으로 조각배를 만들어그대와 항해를 하고 싶다 조각배 위에서 옛 추억을 나누며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잔이가져다주는 온기가이 세상에 더없는 행복감 그 자체 내려다 보이는 세상 풍경이모두가 아기자기한 것이그대를 닮은 듯 귀엽기만 하다 그렇게 아침의 가을하늘이한가득 품은 그리움의 情이그대를 부르는 오늘은 아침부터 저녁너머 한 밤까지마냥 감사한 하루이기를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