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768

벗에게

멀리서 나를 찾아온 어느 벗처럼 가을바람이 내 가슴에 조용히 찾아드네 여름 비워낸 자리마다 가을의 풍요를 한 상 차려놓고 삶의 노고를 잠시 내려놓으라고 내 가슴에 속삭이는 듯한 가을바람 덕분에 나는 오늘을 사네 어느 한때는 바람이 불면 괜스레 쓸쓸함이 같이 묻어온다고 느꼈지만 중년의 가을바람은 이 세상에 더없는 부드러운 손길로 내 영혼을 위로하는 듯한 것이 그저 고마울 뿐이네 중년의 삶에는 수많은 이별이 있고 그보다 더 많은 그리움이 있음을 가을바람은 아마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일까 적당한 힘으로 가벼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것이 마치 오래된 참벗처럼 느껴지네 그래서 가을바람과의 대화는 그저 침묵 하나로도 아주 충분한 것을 그 어떤 아름답고 향기로운 말도 바람결에 밀려오는 구름보다 한없이 더 무겁기만 하..

나의 이야기 2024.09.12

벗에게

세상에 가을이 오듯이내 인생에 가을이 왔기에나에게 스스로 물어봅니다 살아 무엇을 얻고무엇을 잃었냐고누구를 사랑했고누구를 미워했냐고 그렇게인생의 가을걷이는 무엇이냐고 벗이여 생각해 보면봄날의 따스함 같은 행복과 여름날의 열기 같은 열정도 있었지만때로는 가뭄과 장마 같은 불행과어쩔 수 없는 좌절과 포기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스스로 물어볼 때문득 가을하늘을 올려다보며가을의 청명함과 고요함을가슴 깊이 호흡하며 다짐합니다 그 어떤 결과도 나의 운명입니다좋은 것은 좋은 데로 나쁜 것은 또 그렇게내가 내 인생의 창고에 쌓아두어야 할내 인생의 소중한 가을걷이입니다 그래서 내 인생의 마지막 가을이 온다면 그 가을을 알 수 있다면 그 창고를텅텅 비워낼 수 있는 그런 삶을살고 싶다고 이 아침 나에게 약속하고 싶습니다 ---..

나의 이야기 2024.09.12

벗에게

어느 절대자에 대한 기도처럼작지만 진실한 목소리로 이 아침당신의 이름을 부르게 하소서 그리하여 오직 나의 욕심으로당신을 떠나버리게 했던젊은 날의 방황을 참회하며 이제는 어둠을 물리치는 새벽처럼당신이 마지막 희망임을 느끼게 하소서 내 영혼에 새로운 거듭남이 오늘 여기 나의 삶이 존재하는이유임을 겸허하게 느끼게 하소서 당신을 다시 사랑하여야만살아 행복할 수 있는 진정한방법임을 자랑하게 하소서 이제는 좌절과 절망 분노의기억들은 어느 먼 미지의망각의 감옥에 영원히 가두어 두고 여명의 어둠을 물리치고 창가에 환하게 밝아오는아침의 청명한 태양빛처럼 당신은 눈부신 자태의 밝음으로이 아침 내 영혼에 새롭게 사무치소서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9.11

벗에게

벗이여~~ 9월에는가을하늘의 청순함을온몸으로 느끼게 하소서 그리하여 지난여름의무더위로 인한노쇠함과 우울함 불안함을모두 하얗게 지워버리고 가을하늘의 청명함으로내 가슴을 푸르게 환하게새롭게 바꾸어 주소서 그리하여 들꽃 가득한 들녘의 끝까지 달려가며이 세상 모든 것의 고귀한생명감을 느끼게 하여 주소서 이 모든 소원이 비록어쩌면 작디작은하찮은 꿈일지라도내 영혼은 꿈을 꾸고 꿈을 노래하며 춤추나니  벗이여 ~~ 9월에는가을하늘을 닮은 그대와가을 깊어가듯사랑 깊어지게 하소서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9.10

벗에게

낙엽이라 쓰고당신이 나에게 보내주신가을편지라고 읽겠습니다 낙엽의 알록달록고운 자태 속에는우리네 희로애락의많은 이야기가묻어있는 것 같아괜스레 호기심 한가득입니다 그렇게 낙엽은세월과 함께 동행하는 또 다른 당신과나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낙엽이 진다고의기소침할 것이 아니라낙엽의 숫자만큼이나많은 벗들에게 가을의안부를 물으려 합니다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9.10

벗에게

오늘이란 시간도 내일이면 어제가 되는 게 당연지사 어제 오늘 내일이 무수히 맞물려반복되는 시간의 관념 속에서이런저런 감정의 기복을 느낀다 가끔은 옛일을 회상하는 게인지상정이다 누구나에게 우리의 감각에 대한 기억만큼생각이 추억이 우리에게 따라붙는다 실로 감정의 연속은 내 마음대로되지 않는 천둥벌거숭이 같은 것 좋은 것만 기억하려 해도그림자 몸에 따르듯이나쁜 기억도 꼭 따라온다 완벽하지 못한 우리네 인간의 한계이려니 생각하면 그만이지만그렇게 수없이 반복하는 감정의 유희 그 허튼 마음을 잠시 꺼내어 저 가을하늘 푸른 창공에 걸어두고 오늘 하루 푹 쉬고 싶어라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9.08

벗에게

가을 하늘처럼우리네 마음도투명하고 환하다면얼마나 좋을까 가을 하늘은보면 볼수록 눈이 맑아지니더불어 영혼도맑아졌으면  순하디 순한가을바람이살며시 불어와미안하듯이귓가에 속삭이는세상 즐거운 이야기 그렇게 가을은가볍디 가벼운저 흰구름처럼이런저런 미움과 욕심은모두 덜어내고 삶을 사랑하고서로를 용서하며가을의 평화와 순결이 오늘 이 땅의우리 모두에게가을 하늘처럼한없이 충만하기를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9.06

벗에게

혹여 여름날의 무더위에너무 지쳤다고 하여가을을 모른 척하지는 않겠지요 가을에는 다시 새롭게태어나 가을하늘처럼투명하고 환하게높고 푸르게 살고 싶습니다 여름이 뭐 별거였습니까?지나고 나면 그 여름도때로는 무덤덤한 추억 아니겠습니까 가을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기왕지사 이제 가을이 왔으니한 해의 절반을 넘겼으니가을지나 끝까지 가는 거라고 그렇게 가을은 우리에게 격려의말씀처럼 푸른 들녘에 풍요라는성찬을 한 상 차려두고 있습니다 가을을 문을 활짝 열어젖힌 9월이여 눈물 나게 아름답고 고마운 9월이여그대는 내 인생에 가장 반가운나날들일지니 9월에는 행복만 하고 싶어라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9.05

벗에게

그대는 어느 한때 잎새 푸르고가지는 올곧이 하늘을 향하며뿌리는 나의 가슴에 튼튼하게 자리 잡고 있던 고귀한 존재였다 그래서 그때는잎새 하나 떨어지고잔가지 부러진다고 하여도결코 아프거나 슬프거나원망스럽지 않았다 그렇게 그때는행복이라는 햇살의 광합성이늘 그대와 함께 나의 가슴속에완벽한 구조물처럼 존재하였다 그렇게 그래서 그래서 그렇게봄의 여린 새순으로부터여름의 푸르고 커다란 잎새를 거쳐어느 가을날에 색 바랜 낙엽이세상에 태어날 때 이별은 남몰래 준비되어 있던 것후회는 이미 늦어버린 시간잎새가 낙엽이 되어버린 운명을이미 그 속에 품고 있듯이~~~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9.03

벗에게

계절에 무게가 있다면이 가을의 무게는여름보다 더 무거울까 한 여름을 지나온우리의 무게는 더 늘어났을까 혹여 더 줄어들었을까 여름이라는 계절을뜨겁게 관통하며우리는 희로애락의그 무엇들을 가지고 오거나버리고 가을 앞에 서있다 아마도 가을은추억을 먹고 자라는 계절그렇게 그리운 사람아 보고 싶은 사람아만나고 싶은 사람아 이제 가을날의 푸르고 투명한하늘 아래서 그만큼 맑은 눈 맑은 가슴으로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가을의 무게를 깊이 가늠해 보자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