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어느 한때 잎새 푸르고
가지는 올곧이 하늘을 향하며
뿌리는 나의 가슴에 튼튼하게
자리 잡고 있던 고귀한 존재였다
그래서 그때는
잎새 하나 떨어지고
잔가지 부러진다고 하여도
결코 아프거나 슬프거나
원망스럽지 않았다
그렇게 그때는
행복이라는 햇살의 광합성이
늘 그대와 함께 나의 가슴속에
완벽한 구조물처럼 존재하였다
그렇게 그래서 그래서 그렇게
봄의 여린 새순으로부터
여름의 푸르고 커다란 잎새를 거쳐
어느 가을날에 색 바랜 낙엽이
세상에 태어날 때
이별은 남몰래 준비되어 있던 것
후회는 이미 늦어버린 시간
잎새가 낙엽이 되어버린 운명을
이미 그 속에 품고 있듯이~~~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