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 무게가 있다면
이 가을의 무게는
여름보다 더 무거울까
한 여름을 지나온
우리의 무게는
더 늘어났을까
혹여 더 줄어들었을까
여름이라는 계절을
뜨겁게 관통하며
우리는 희로애락의
그 무엇들을 가지고 오거나
버리고 가을 앞에 서있다
아마도 가을은
추억을 먹고 자라는 계절
그렇게 그리운 사람아
보고 싶은 사람아
만나고 싶은 사람아
이제 가을날의 푸르고 투명한
하늘 아래서 그만큼
맑은 눈 맑은 가슴으로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가을의 무게를 깊이 가늠해 보자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