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나이가 들수록
아쉽고 안타까운 추억들만
자꾸 기억 저편에서 떠오를까
밤새 가을비가 내리더니
비구름 물러간 아침 하늘이
괜스레 쓸쓸하기만 하다
밤새 이런저런 상념으로
내 스스로 심장을 갉아먹던
고독이 아침까지 한가득이다
하지만 새삼스럽지 않다
이미 치료하기를 포기한
내 불치병이고 난치병인걸
어느 때는 아픈 줄도 모르고
심지어 마음에 고요가
오히려 너무도 낯설기만 하다
실로 역설의 변증법인가
우리의 삶에 있어서 조금의
불행 고통 분노 좌절 같은 것들이
생각해 보면 아첨을 모르고
삶의 진실을 말하는 친구들인 것을
너무 많은 기대와 희망은
오히려 부담이고 짐이다
작은 희망과 꿈에도 만족하는
소박함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내자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