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보면 낙엽은
떠날 때를 아는
진정한 賢人이다
어느 한 때 세상을
다 덮을 듯 푸름의
화신이었지만 이제는
그 모든 것 다 버리고
여기저기 말라비틀어지고
구멍 난 모습이지만
아무런 불평 없이 바람 부는 날
조용히 나무와 이별한다
낙엽은 그의 삶에 최선을 다한 것이다
나뭇잎의 광합성으로 신선한 산소를
세상에 무료로 공급해주지 않았던가
게다가 낙엽이 되어서는
세상 어디에선가 땅속에 묻히어
새 생명을 위한 거름이 될 것이다
그것이 생명의 거룩함이다
작디작은 낙엽마저 우리네
세상에 온 이유가 있는 것이다
오늘 이 아침 나 자신에게
조용히 진실하게 물어보나니
어느 훗날에 내 삶이 다할 때
낙엽처럼 살았노라고!!!
그렇게 가을이라고 쓰고 가을은
우리의 삶의 지표라고 읽어본다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