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내리는
여름 하늘의 변덕을
누구에게 탓하랴
그냥 여름 탓이지
지나는 소나기를
피할 길 없어
온 몸으로 비를 맞을 때
그 하나의 우산이
간절할 때가 있지
마치 그리움으로
너를 추억할 때처럼
너에 대한 그리움이 수시로
내 마음을 적시듯이
소나기가 자주 내리는 것이
여름 해는 참으로 길기도 하여라
날은 덮고 습하고
이 하루가 버거울 때
세상사에 무심한 듯
길가에 말없이 서있는
저 가로수가 참으로 대견하구나
그래 그렇게 저 가로수처럼
말없이 푸르기만 하여라
살아 사는것이 고달파도
결국 버릴 수 없는 나의 삶인걸
가로수처럼 나홀로
꿋꿋해야 할 나의 운명인 것을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