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물주가 있어 그는
차별을 모르는 군자인가
세상 삼라만상이
다 나름의 모양으로
무탈하게 존재하는 것이
다만 존재하는 것에
우리의 분별만이 있을 뿐
선악과 미추 본래부터 없는 것
우리의 마음일 뿐이다
생로병사 희로애락
집착하지 말자
마음을 두지 말자
흘러가는 것이리니
나도 흐르고 있을 뿐
웃음보다는 눈물에
더 민감한 우리네 인생도
결국 다만 삶에 대한 더 큰
분별과 집착일 뿐이다
그렇게 우리는
하루를 살든 백 년을 살든
스스로의 한계 속에서
그리고 인과의 법칙 속에서
희로애락의 챗바퀴를 굴리며
사는 그저 그런 존재들이다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