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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에게

사랑이란 무엇일까 정의할 수 없는 그 무엇 참으로 신기하지 그것은 마치 나 홀로 밤길을 걸을 때 작디작은 초승달만이 밤길을 밝혀줄지라도 그대에게로 향하는 내 마음만은 보름달보다 더 크고 더 환한 것처럼 참으로 신기하지 그래서 혹여 길고 긴 겨울밤 길 잃은 나그네의 두려움과 안타까움이 밀물처럼 밀려올 때 그대라는 마음의 등불 밝히면 천리길도 한달음에 달려가고픈 그런 희망과 용기가 용솟음치지 그렇게 그대는 그대라는 존재로서 늘 내 곁에 머물러주오 눈에 보이지 않는 너무 멀리나 눈에 가시같이 너무 가까이도 아닌 늘 신비한 그리움으로 가득 찬 그 거리만큼 내 곁에 머물러주오

나의 이야기 2024.11.07

벗에게

그대가 내 사랑이던 때세상에 온통 행복뿐이었다불행이라는 단어는 사전에나나오는 말처럼 보였다 땅 위에 사는 것이 아니라구름 위에 사는 것처럼기분이 두둥실 떠오르고얼굴에는 웃음이 한가득이었다 그대는 초강력 진공청소기처럼내 마음속 우울과 울분과 좌절을티끌하나 없이 흡수하고 그 대신에희망과 꿈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꿈인 듯 생시인 듯 그대의두 눈은 별빛처럼 빛나고불그레한 그대의 두 뺨은태양보다 더 뜨거웠다 그만큼 사랑했고 정이 들었던 때문인가 감당할 수 없는이별의 아픔이 심장에 가시처럼박혀있음을 눈물로 고백하고 싶은시월의 어느 날에 아침이 밝아온다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10.18

벗에게

어차피 오는 가을비라면여름날의 비처럼주룩주룩 내려라가을의 쓸쓸함 씻겨가게 내가 비가 되어비가 내가 되어한 몸으로 흐르고 싶어라 비가 되어 흐르다 보면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는누군가를 만나지나 않을까 비에 젖어가는 낙엽하나나를 닮아가는 듯 힘없이 길가에 누운 것이참으로 애달픈 시월의 아침 가을비 쓸쓸히 내리면세상도 젖고 나도 젖고그렇게 어디로 누구에게로의주인공이 바로 그대였으면 물끄러미바라본 창문 너머내가 비가 되어비가 내가 되어세월이 가을이 흐르고 있구나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10.18

벗에게

그리운 나의 벗이여 어느 가슴 답답한 날가을숲에 가보셨습니까 그곳의 고요함이 우리에게말하는 것을 들어보셨습니까 여름날의 화려함을 이제는벗어버리고 갈색의 쓸쓸함만이가득하지만 가을숲은 오히려우리에게 진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삶으로서의 높고 높던 꿈들을인생으로서의 많고 많던 희망들을이제는 조용히 낮추고 줄이는 것이지금 우리의 행복의 조건이라는 것을 높은 것을 많은 것을갈망하던 지난날들이살아 푸르던 잎새 같았지만지금은 그런 욕심이갈증 난 낙엽처럼 아무 쓸모없는인생의 짐이라는 것을 벗이여 우리는 이제 가을숲의고요한 침묵과 잔잔한 평화가우리의 내면 가장 깊은 곳의삶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가을의 고마운 선물임을 감사합시다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10.18

벗에게

몸에 그림자 따르듯이사랑이 늘 언제나내 곁에 머물렀으면 일분일초 쉼 없이흐르는 시간 속에서영원한 것은 없지만 사랑 그 하나만은언제나 첫사랑으로매일매일 새로 시작하는바로 그 설렘이었으면 그렇게 사랑은 내 심장의 고동의시발점이고 고갈되지 않는 행복감그 자체이었으면 그래서 늘 그리운 너는붙이지도 못하는러브레터 속의 가장 기쁜 단어이면서슬픈 그 무엇이다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10.13

벗에게

차갑게 내리는가을비를 맞으며가슴 깊숙이 젖어드는그 무엇들을 하나 둘헤아려 본다 아마도 그것들의 정체는허전함 아쉬움 후회 미련..... 결국 인간이란 본래불완전한 존재이리니그때는 최선 같았지만지나고 나면 늘 후회가 든다 이제는 그런 미련들슬슬 털어낼 나이가 되었지만오히려 점점 더 쌓이는 느낌뿐 비에 젖은 길가의 낙엽처럼축 늘어진 어깨가 태산보다 무겁다 비에 젖은 싸늘한 감촉이이제 인생에 남은 것은무엇인지 다시 한번생각해 보라는 하늘의 뜻 같아 아침 출근길 옷깃을 살며시 여미어 본다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