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원초적 고독이 더없이
큰 무게감으로 나의 가슴을 압박할 때
아 4월이여 켜켜이 쌓인
그리움마다 봄햇살이 친구처럼
속삭이듯이 살며시 스며든다
바다처럼 출렁이는 봄의 기운은
실로 외로움의 자기 고백이 아니더냐
그러므로 봄이란 아름다운 모순에
나는 사랑을 잃고 청춘을 잃고 열정을 잃고
마치 바다의 난파선처럼 봄을 방황한다
4월은 그의 품 안에 힘차게 약동하는
생명감으로 세상을 지배하지만
그토록 간절하였던 사랑에 영혼을
난자당한 나의 자아는 봄햇살의
미열도 너무도 뜨겁기만 하다
하지만 4월의 봄은 찬란해야 하나니
우리의 자아는 언제나 봄을 지향하나니
차분히 봄 속으로 온몸을 던지어
봄과 자아가 하나가 된다면 봄의
순수함 앞에서 절망이 어디 있으랴
그러므로 봄이여 그리움이여
그렇게 우리는 봄처럼 피어 있어라
이렇게 아름다운 4월의 사명처럼~~~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