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하늘은 스스로의 무게가 버거운지땅 위로 가까이 내려와 도시의 알 수 없는아침의 외로움을 더욱더 부채질하고 있다 빗소리 소란스럽고 그렇게 어디선가아침의 고요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봄가뭄으로 굶주렸던 실개천들이흘러든 빗물로 잔뜩 불어 오른 포만감 때문인지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졸졸졸 유쾌한 웃음소리로하루 종일 지치지도 않고 흘러갈 것이다 문득 바라다본 창가의 유리창에는고향을 잃은 나그네의 서러운 눈물처럼 굵은빗물이 먼지를 머금은 채 흘러내리고 있다아 그렇게 세월도 흘러가고 인생도 흘러 가리라 하지만 이 봄비로 지금 들녘에는 꽃이 피고잎새도 돋아나고 그렇게 들녘이 새롭게 단장하리니 우리네 마음도 세상의 순리 이 봄의 생명력을온몸으로 호흡하고 새로운 삶의 행복을 희망하고겨우내 쌓였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