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24. 5. 1. 07:58

 

 잿빛 하늘은 스스로의 무게가 버거운지

땅 위로 가까이 내려와 도시의 알 수 없는

아침의 외로움을 더욱더 부채질하고 있다

 

    빗소리 소란스럽고 그렇게 어디선가

아침의 고요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봄가뭄으로 굶주렸던 실개천들이

흘러든 빗물로 잔뜩 불어 오른 포만감 때문인지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졸졸졸 유쾌한 웃음소리로

하루 종일 지치지도 않고 흘러갈 것이다

 

문득 바라다본 창가의 유리창에는

고향을 잃은 나그네의 서러운 눈물처럼 굵은

빗물이 먼지를 머금은 채 흘러내리고 있다

아 그렇게 세월도 흘러가고 인생도 흘러 가리라

  

하지만 이 봄비로 지금 들녘에는 꽃이 피고

잎새도 돋아나고 그렇게 들녘이 새롭게 단장하리니

 

우리네 마음도 세상의 순리 이 봄의 생명력을

온몸으로 호흡하고 새로운 삶의 행복을 희망하고

겨우내 쌓였던 무거운 마음의 짐을 씻고 싶을 것이다

 

그러므로 봄비여 새로운 계절의 도래를 위한

으뜸가는 전령사여 그대의 순수한 정결함으로

이 땅의 생명을 조건 없이 키워내는 봄비여

 

 그대의 순수로 우리의 고달픈 일상을 깨끗하게 하여라

그래서 유리창에 앉은 먼지를 말끔하게 씻어 내듯이

우리네 힘겨운 삶의 때를 지워라 봄의 숙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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