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했던 지난겨울의 기억을 지우고
이 봄날에 우리가 다시 만나면
따사로운 햇빛과 부드러운 바람이 되어
서로의 가슴에 진실하게 안기자
겨울 내내 얼었던 찬 가슴을 서로 보듬어 안고
온돌방의 아랫목처럼 꾸밈없이 따뜻한 온기로
저 깊은 영혼의 고독까지 살며시 데워주자
그래서 봄날이 더욱 짙어갈수록
너와 나는 날숨부터 들숨까지
한 호흡 한 호흡이 행복한 시간이리니
봄날은 이 세상보다 우리의 가슴에 먼저 온다
장미처럼 화려하지 못한 사랑이어도
서로의 가슴속에 진실한 꽃으로
피어나는 사랑이라면 이 봄들판의
들꽃 같은 사랑도 무슨 여한이 있으랴
그래서 아직 세상에 봄이 다 오지 않아서
세상의 만물이 비록 초라해 보일지라도
실로 너와 나의 사랑만큼은 가슴이 터지도록
충만한 깊은 사랑을 하자 3월의 여린 봄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