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내리는 장맛비처럼
밤새 가슴에 스미던 그리움이 빗물따라
마침내 미련 없이 떠나 버리는 이 아침
장마철 음지에 피어 나는 곰팡이처럼
내 외로운 영혼에 못 견디는
푸른 그리움으로 촉촉히 젖어드는 그대는
어쩔 수 없는 계절의 상념이련가
그러므로 밤새 어두운 창가에 번지는 빗물처럼
얼룩지던 차가운 그리움 말해 무엇하리
저 빗줄기마저 세월을 건너와 그리움으로
스미는 이 가슴이 차라리 못난 바보인 것을
그러므로 구획의 경계를 모르고 흐르는 빗물을 보며
새벽의 고요처럼 숨죽인 초라한 그리움이나마
종이배처럼 두둥실 그대에게 띄워 보낼 수 있으려나
그래서 빗물에 녹아 드는 형체 없는 추억의
그 아쉬운 나날들을 기억하며 소리없이
그대에게 다가간다면 지금 이 장맛비가
그리움으로 느껴질 수 있기를 그대에게도 나처럼
그러나 실로 그대가 그리운 것은
지금 이 순간의 장맛비만이 아니려니
다만 봄에서 겨울까지 길고 긴 그리움으로
그대를 추억할 수 있다면 언제나 행복할 수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