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깊은 밤 그 어두운 적막 속에서
슬픈 내 첫사랑을 만났다 너를 만나기 위해 밤바다의
난파선처럼 어둠의 조류에 떠밀리어 간 하늘 끝에서
너는 슬픈 별빛으로 내게 말했지 아직도 나를 사랑한다고
밤하늘에 온통 출렁이는 검은 빛 슬픔이 가득한 이 밤
그 짧은 일순간의 광명을 위해 온 몸을 불사르는
별똥별처럼 갑자기 내 가슴에 여울지는 지난 추억들
불면의 깊은 밤이 점점 깊어가는 것도 모르는 체
뜬금없이 불쑥 불청객처럼 찾아 와서
온통 내 마음을 빼앗으려 하는 너는
아직도 내 마음의 어디에 매복해 있었던 것일까
이미 우주의 양극단처럼 엇갈린 우리 운명에
어쩌면 영원히 잊을 수 있으리라 스스로 위로했던
지난 세월이 무색하게 이 밤
넌 그 날의 그 모습 그대로 여전히 아름답구나
그것은 아마도 나의 고독이 오늘밤
밤하늘의 모든 외로움을 능히 이겨낼 수 있을만큼
고독의 한계의 극치를 향해 내달리기 때문인가 보다
아 그래서 실로 기원하나니 우리 다음 세상에서
또다시 인연이 된다면 슬픈 운명으로 만나지 말자
절대로 슬픈 운명으로는 다시는 만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