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드는 것은
능동태가 아니라 수동태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늙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이 드는 것이
괜스레 서러운 것인가
이루지 못한 꿈들이
많고도 많은데 죽음이라는
어딘가로 자꾸 이끌려 가니
살아 기뻤어라 살아 슬펐어라
수시로 바뀌는 감정의 파도
거기에 우리는 얼마나 휩쓸렸나
그중에 사랑이라
감성 앞에 이성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소심함이
나이 들수록 서럽기만 하다
내가 혹여 100년을 산들
이미 절반이 꺾어진 나이
이제는 꿈도 사치다 다만
하늘은 높고 바람은 살겨우니
지는 낙엽이 겸손하기만 하여라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