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시작은
비자발적이다
그렇게 또한 유한하다
내 마지막날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알아도 몰라도
틀림없이 오는 그날
나이가 들수록 쏜 살같이
빠르게 느껴지는 시간들
죽음이란 과녁을 마추어야
끝나는 삶의 여정
화살이 바람을 가르고
날아가듯이 우리는
이런저런 세상사를
겪으며 달려간다
희로애락의 세상사
길가의 가로수처럼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것들인데 무엇이라
그렇게 집착하랴
욕망과 탐욕의 인간사
잠시의 기쁨이고 눈물인 것을
외롭고 쓸쓸하더라도
무덤덤히 살아라
어차피 빈 손으로 와서
빈 손으로 가는 것을
다만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순간이 영원인 것처럼
영원이 순간인 것처럼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