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린다.
세월을 사색하는 듯이 홀로
빈 뜰에 쓸쓸히 서 있는 나뭇가지 위에
나의 가슴에 자라난 고독의 가지 위에
그리움을 쌓으며 소리 없이 눈이 내린다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쌓인 눈이
형광등 불빛처럼 하얗게 아득히
어둠을 밝히는 밤의 순결한 고요 속에서
내리는 눈송이들의 숫자만큼
무수한 추억과 그리움의 편린들이
차가운 빈 뜰에서 외로이 울고 있다.
그러므로 창가에 부딪는
해맑은 달빛이 등댓불처럼 빛나는
그렇게 그 끝을 모르는 밤바다의
고독의 항해를 나는 끝내 버리지 못한다.
아~~~ 이 밤
그대 향한 그리움은 나의 가슴에서
수심 깊은 항해를 계속할지니
휘익~~~ 어디선가 방향을 알 수 없는
한줄기 겨울바람의 외미다 비명
그리움의 고요를 깨는 소리
그 소리에 장단 맞추어 눈이 내린다.
세월을 사색하는 나무 위에
나의 외로운 가슴 위에....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