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여 우리의 사랑은 그 어떤 굴곡진
인생사가 우리 앞에 가로 놓였다 하여도
그대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지 않게 하시고 또한
나로 하여금 그대를 사랑하지 않게 하여 주소서 다만 벗이여
그대와 나 우리는 바로 우리이기에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그래서 정직하고 소박하고 평화로운 사랑의 시간이
죽음으로 끝나는 그 순간까지 우리의 삶에
숨을 쉬는 것처럼 너무도 당연함을 깨닫게 하여 주소서
그래서 우리의 내면 가장 깊은 곳에서 사랑으로 충만한
자아의 존재가 스스로 행복의 빛을 밝히어 그 어떤
고뇌의 어둠이 온다 하여도 우리에게는 결코
외롭지 않은 영혼이 존재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하여 주소서
그러므로 벗이여 우리라는 사랑의 인연은 혹여
환상 속의 꿈처럼 다만 생각으로만 존재하는
고단한 일상의 일탈이 아니라 친구처럼 편안하고
더하여 종교처럼 의지할 수 있는 그런 존재의
고귀한 권리임을 내 삶의 행복으로만 느끼게 하여 주소서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