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의 희미한 외등 하나
가을밤이라 그런가 ? 더욱더 내 가슴을
서글프게 쓸쓸하게 후비고 있다
한낮의 부대끼던 사람들이
하나둘 보금자리를 찾아 떠난
빈 거리에는 낙엽들만이
지친 듯이 말없이 드러누워 있다
가로등 불빛에 길게 드리워진
내 그림자는 인적 없는 길가의 장승처럼
고독의 체취가 후줄근하게 피어나니
아 가을이라 절박한 그리움을 맴돈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절망으로 곤두박질친다
가을이 깊어가는 것처럼 막을 수 없이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