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16. 11. 2. 13:29

 

 

 

괜스레 쓸쓸함으로 불면의 밤을 지새운

허망함 끝에 새벽이 계면 쩍인 듯 말없이 서 있다

 

 

지난 밤을 어느 영화 속 이별의 장면처럼

그리움의 아픔만 흘러넘치는 허전함으로 그렇게

가을이라는 출구 없는 미로를 방황하였나니

 

 

아마도 가을은 알고 있을 거야 가을이 깊어지면

고독으로 시리디시린 겨울이 온다는 것을 그래서

가을은 어쩌면 고마운 배려로 불면이라는 낯설지 않은

옛친구를 불러내어 미리 겨울을 준비하려는 것을

 

 

실로 가을은 정의할 수 없는 오묘함으로

여름의 끝과 겨울의 시작에서 어느 먼 추억 속

서럽도록 아리따운 첫사랑의 마지막 이별의

그 인삿말도 어느 고독의 겨울날에는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정겹고 따스하고 신비한 그 무엇이라고

마치 유언처럼 서글프게 속삭이고 있나니

 

 

그래서 나 홀로 서성이는 창가에 흘러드는

노란 단풍잎들은 낙엽이라는 본래의 쓸쓸함보다

환한 노란색의 미소로 마치 봄으로 계절이

역류하듯이 간밤의 고독을 따스하게 녹여주나니

그래 잠시 나와 너라는 분별을 잊고 계절의

흥취에 취하고 싶어라  아무런  조건없이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인생은 결국 소멸이라는

종착점을 향해 잠시의 빈틈도 없이 흘러가는

일직선의 고독한 여행인 것을 젊음과 청춘이라는

화려한 정거장도 아주 잠시 머물다 온 추억인 것을

 

 

그래서 이제 중년이라는 시간의 선상

어느 날에 나는 잠시 여유와 안식이라는

시간을 소원하나니 살아 슬펐고 서러웠던

 지난 세월도 잠시 가을의 오묘함 속에 묻어두리니

그렇게 이 가을날에는 기쁨이어라 그 무엇이라도

 

 

--- 한미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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