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여 !! 가을은 결코 영원한
소멸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위한
내밀하고 조용한 준비의 시간이라고
감사할 수 있게 하여 주소서 그래서
벗이여 !! 하찮은 낙엽의 존재로부터
생명의 고귀한 존엄과 경외를 느끼며
귓가를 스치는 차가운 바람 한 올에서도
우리네 사악함과 욕심 무지를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는 그런 성찰을 깨닫게 하여 주소서
벗이여 !! 가을 하늘의 높음과 투명함으로부터
우리네 오만과 편견 미숙함이 얼마나 큰지
반성하게 하여 주시고 더불어 살아야만 하는
존재로서의 숙명을 가슴 깊이 깨닫게 하여 주소서
그래서 가을이라는 시간의 강물을 건너는
지금 이 순간 비록 물질적인 수확은
작다고 하여도 분노와 한탄보다는
살아있는 존재로서의 감사와 만족으로
인생의 이런저런 희로애락 모두 소중히
거두어야 할 감사의 결실로 승화시켜 주소서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