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벗이여! 빗금 간 유리창을
새것으로 갈아서 작은 창가에 찾아드는
봄의 정취를 새롭게 음미하고 싶듯이
세월이 빗겨 비껴간 녹슨 마음도 다시 고쳐서
봄의 들꽃처럼 이쁘게 단장하고 싶습니다
깨끗해진 창가에 투명한 봄하늘을 가득 담아
겨우내 어두웠던 마음을 환하고 따스하게 밝히어
그래서 푸르름으로 뽀송뽀송한 봄의 들녘이
나의 마음에서 점점 자라남을 기쁨으로 여기어
다시는 추수가 끝난 가을 들녘 같은
인생의 허무나 아픔을 겪지 않고 또한
생명 없는 겨울산 같은 고독에도 벗어나고
그래서 환희의 봄의 들녘과 산골짜기
그 어디서든 반갑게 피어나는 새로운
생명들의 해맑은 미소 한가득 머금어
봄날의 그 순수와 열정처럼 살 수 있다면
나는 정말 행복하겠습니다. 나의 벗이여!
---한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