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들녁에
생명의 환희를 한가득 품은
상큼한 봄바람이 머문다
겨울의 무거운 그림자를 벗어 가벼이
노래하는 눈 부신 햇살의 갈래 갈래
시간의 언덕을 마침내 돌고 돌아
내딛는 발걸음마다 어느 절대자의
신비한 마술인양 꽃들이 잎새들이 핀다
겨우내 동토의 감옥 같던 검은 음지마다
오늘 해방된 죄수의 그 환희처럼
그래도 살겠다고 생명을 틔우는
이름없는 들풀조차도 이제는 고운 녹색빛이다
그래서 3월의 어느 아침
새하얀 안개를 모아 모아 세수를 하는
여린 잎새마다 보석처럼 빛나는
이슬이 맺히는 것은 아마도 세상이 흘리는
이 봄의 기쁨의 눈물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