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차가운 밤
어둠과 함께 점점 지워지는
사랑했던 그리운 얼굴들
영원히 변치말자 기약했던
사랑의 맹세는 세월의 흐름 앞에서
참으로 얼마나 어리석었는가
언제나 봄날 같이 행복한 사랑이라
노래하여도 결국은 겨울이 오는 것을
차라리 양지의 화려한 꽃 보다는
음지의 무명초로 피어 존재를 잊을 것을
서슬이 시퍼런 고독의 창검으로
마음의 빗장까지 걸고 그 고독마져
정 붙이지 못했던 내 가슴을 헤집고
독화살처럼 날아 들어와 황무지 같은
심장을 뒤업고 차갑던 영혼의 대지에
이데아적 사랑의 꽃씨를 뿌리던
어느 따스했던 사랑의 봄으로 부터.......
운명처럼 계절은 쉬지 않고 변하고
가볍디 가벼운 우리네 가슴은 공기 보다
더 자유로이 한 세월 부유하다 마침내
어느 차가운 겨울 바람 한 올에 산산이 부서지리니
실로 , 세월에 휩쓸려 흘러가는
부질없는 그리움의 추억들을 나는 차라리 !!
절망이라 부르리 뻐져리는 불치병이라 부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