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겨울부터 역행한다면
아마도 가을은 막 자라나는
청순한 소녀 같은 존재이다
새하얀 구름과 청명한 하늘빛이
우리의 추억 속 어느 소녀의
순결한 그 모습 같지 않은가
기억 저편에서 부끄러운 듯이
조용히 숨어있다가 가을이 오면
살며시 바람결 타고 우리에게
나타나는 내 첫사랑의 그 소녀
실로 그 시절 우리의 첫사랑이
지금도 가을하늘처럼 그렇게
투명하고 풋풋한 사랑일까
아니면 여름날의 열기처럼
일순간 뜨겁게 사랑했지만
이제는 식어버린 옛추억일까
그렇게 이리저리 맞추어 보는
첫사랑의 기억들이 괜스레
가슴 저린 어느 가을날의 휴일에
다시 한번 불러보는 그대 이름 ~~~
--- 한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