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기세 높던 추위의 마지막 여운인 듯
사납게 눈 흘기던 꽃샘추위도 이제는
약하디 약한 봄바람에도 산산이 부서진다
동녘에 붉디붉은 해가 솟아오르듯이
감성의 깊은 곳에서 그리움의 향기가
꽃처럼 피어올라 내 영혼의 구석구석
스며드니 틀림없이 봄인가 보다
그러므로 지난겨울 고독의 냉기로
얼음보다 더 단단하게 굳었던 나의 가슴에도
봄바람 타고 오는 그리움의 훈풍으로
세상의 어느 지진보다 더 강하게
그대 보고 싶음의 지각변동이 요동친다
아 그러므로 그리운 그대여
봄바람 머무는 그리움의 자리마다
청명한 풀빛의 조각조각으로 그대의
형상을 하나하나 빚어내려 노력하나니
그리운 그대여 어서어서 춘삼월
봄으로 오소서 나의 가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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