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여 지나왔던 시간은 혹여
눈물이건 웃음이건 그렇게
그 무엇이건 한없이 아쉽고 서럽다
메마른 도시의 헐벗은 가슴도
가을이라 단풍으로 물드는
산야처럼 알록달록 온갖 추억으로
물드는 것을 어찌 계절을 탓할까
대충 버려도 될 쓰레기처럼
정돈되지 않았던 미련의 잔재들이
투명한 가을 하늘이 부끄러워서일까
그냥 아무런 저항 없이 잊히는
이 가을은 실로 고마운 은혜이려니
마냥 스스로 세상의 하찮은 존재라
원망하던 지난 세월도 이 가을에는
가을 햇살처럼 부디 환하게 빛나기를
그래서 세상이 가을이 점점 풍요의
충만함으로 물들어가듯 내 삶으로의
가을도 젊은 날의 이런저런 아픔과 좌절을
겸손과 만족과 감사의 시간으로 수확하는
그런 아름다운 가을이기를 !!!!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