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15. 10. 15. 14:50

 

 

가을밤 깊어갈 때 인적 없는
골목 어귀를 서성이는 바람

 

 

모른 척 훠이훠이 걸어가면

목덜미를 잡아끄는 바람의 비명

아 벗이여 나의 가을은 그렇게

 외로이 부대끼고 있다

 

 

실로 밤이 존재하는 이유는
인생이라는 일기를 수많은

희로애락으로 쓰고 지우며

그래도 더 나은 내일을  스스로

약속하고 다짐하는 시간이리니

 

 

한낮이라 살아 사납게 토해냈던

삶으로서의 이런저런 토사물들을

밤으로서의 고요로 조용히 씻어내고

새로운 새벽의 환희를 소망하리니

 

 

그러므로 벗이여 고독과 외로움의

사무친 눈물을 닦아내어 가을밤이라는

그 공허함을 스스로 달래야 하리니

그렇게 살아가야 하리니 죽는 그 날까지

 

 

--- 한미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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