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잃어버린 듯한 서늘한 장맛비 속에서
왠지 모를 두려움과 어둠에 갇혀버린
도심도 인적 없는 아침을 숨죽여 오열하고 있다
일상의 많은 희망이 그저 꿈이었노라고
하나둘씩 그 위선의 가면을 벗을 때마다
지난날의 아름답던 기억의 페이지들을
다시 한번 펼쳐보아야 하는 인생이라는 여정이
비에 젖은 검은 아스팔트처럼 점점 무거워져 간다
늘 초록으로 설렐 것 같던 청춘의 시간은
이제 점점 닳아 없어져 가는 유한의 자유
결국 사망으로 흩어져 영원한 소멸로 사라질지니
희망이라는 거짓으로 소멸이라는 진실을
감추어야만 하는 우리네 삶의 모순들
그 인생이라는 희로애락의 여정이
수많은 백팔번뇌의 헤아림으로도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없는 마치 미로 같은 수수께끼일지니
그래서 우리는 서로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며
기다리며 회상하며 그렇게 이 세상이
아름답다고 행복하다고 스스로 위로하였는가
실로 쓸쓸함이 축축이 젖어드는 이 못난 가슴에 흐르는
한줄기 눈물은 주저 없이 며칠째 내리는 장맛비처럼
지독히도 차갑고 무겁기만 하여라!!!!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