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는 설익은 풋과일 같은 마음으로
그래서 마치 저 들녁의 하수아비처럼
메마르고 야윈 가슴으로 외로움으로
풍요의 이 가을을 맞이할지도 모릅니다
가을의 화려함과 쓸쓸함이 우리의
심사을 몹시도 혼란스럽게 하는 이 아침
서늘한 새벽 안개가 온 세상을 하얗게 덧칠하는 것은
아마도 이 새벽 어디에선가 삶으로서의 하루를
힘들게 시작해야 하는 그 누군가를
가을의 신비로서 위로하려는 것인가 봅니다
아 그렇게 가을은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으로 우리의 허전한 가슴을 위로합니다
비록 삶으로의 여정이 영광보다는 상처가
더 많더라도 이제 이 세상으로 인해
아픈 가슴을, 무겁기만 한 미움이나 분노를
저 안개 속에 훨훨 묻어버리라고 !!!
그러므로 이 세상이 가을이라는
진실로 고마운 시간을 우리에게 내어주는 이유는
비록 이 세상이 때로는 여름날의 뙈약볕처럼
너무도 잔인하고 비정하다 하여도 돌고 도는
계절의 순리처럼 우리의 가슴에
아직도 따뜻한 눈물과 해맑은 미소가 살아 있음이
가을날의 진짜 의미임을 영원히 잊지 말라고!!!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