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정녕코 푸른빛 가슴으로
사무쳤던 어느 옛사랑이 있었나니
지금 그리움으로 추억하는게 더러는 행복이련가
육신의 세월은 강물처럼 굵게 주름살이 생겨도
그리움 가득한 내 가슴 속의 시간은
언제나 푸르고 푸르러 해맑은 청춘이었으리니
유리창을 피아노 건반처럼 두드리는 빗줄기 따라
리듬을 타듯이 때로는 선명하게 혹여 희미하게
가슴속에 풍경 지어지는 지나간 사랑의 흔적들
아!! 나의 세월은 단선의 기찻길처럼
언제나 외로움뿐이었으리니
그래도 어쩌다 간이역에 머무르듯
잠시 그대라는 존재가 내 가슴의 한복판을
기관차처럼 사납게 가로지르던 그 사랑의 여운이
이제는 아름다운 추억의 한 페이지이련가
아 너무도 아쉬운 사랑이라!!!
이루지 못한 사랑이라!!!
놓쳐버린 사랑이라!!! 차라리 사랑이 아니었노라
스스로의 위선으로 한 세월을 버티어 왔지만
흘러가는 세월이 서럽다 못해 점점이
두려워지는 이 순간 그 사랑도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참사랑이었으리니
아!!! 이 마음을 하늘도 아는 듯이
그래서 차라리 깡그리 잊으라고 재촉하는 듯이
사납게 내리는 빗줄기가 내 가슴을 씻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