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리운 벗이여
그대 9월이 오면 저 들녘의
한적한 오솔길을 걸어보자
거기에 가면
우리들처럼
이름 없는 들꽃들이
피어있겠지
무엇이 부끄러울까 아니면
반가워 우리와 숨바꼭질
장난치는 것인가
보일 듯 말 듯 피었있네
실로 우리는 9월 들녘의
이름 없는 들꽃들처럼
외롭고 고독한 존재들일까
스쳐가는 바람과
흘러가는 구름만이
잠시 세상이야기
속삭이는 벗이리니
벗이여 고백하건대
저 들꽃처럼 이름 없이
세상에 존재하더라도
나는 부끄럽지 않으리니
낯에는!!!
반짝이는 햇살과
푸른 하늘과
밤에는!!!
영롱한 별빛과
은은한 달빛 속에서
나는 나의 모습과 향기로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걸
사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들꽃 같은 존재로
지금 이 순간 이 세상에
피도 지고 있다네 나의 벗이여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