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앞의 촛불처럼
11월의 쓸쓸함을
나 홀로 마주할 때
흔한 계절병이라
치부하기에는
너무 큰 공허함이다
밤하늘의 모든 공허함이
마치 나를 덮치는 듯
창가에 어른거리는 것이
잠을 이루지 못하는 탓이랴
가슴속 심연에 웅크리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살아 슬펐던 그 무엇들이
아직도 미련이 남아서일까
생각건대 우리네 이런저런
미련과 추억마저도 지나온
시간 속 인과의 법칙 따라 생기고
사라지는 그냥 그런 일상인 것을
그러므로 실로 잊지 못할
추억이 어디 있으랴
비워야 또 채울 수 있는 게
진실인 것을!!!
그렇게 잊지 못할 미련보다는
오늘을 살아 뜨겁게 심장에 흐르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아보자
오늘이 영원이고 영원이 오늘인 것처럼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