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그리 쉽게
흉하다 말할 수 있을까
저 앙상한 가로수에게
그도 분명히 어느 한때는
푸른 광채가 빛나는
이 세상 으뜸의 존재였거늘
그렇게 우리네 인생사
없다고 흉보지 말고
많다고 아부하지 말자
저 가로수가 한겨울의
그 냉혹한 추위로부터
인고의 시간을 버티어내고
돌아오는 봄날에 다시
푸름의 월계관을 쓰고
우리 앞에 자랑스럽게
나타나는 것을 보아라
그렇게 우리네 인생도
저 가로수의 인고의 덕을
우리네 존재의 의미로
음미하여야 하리라 이 가을에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