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든 여름날의 갈증난 풀잎처럼
볼품없이 말라서 한 시절을 버티어 보라
아마도 그것은 우리에게
살아야 한다는 그 숙명이 얼마나
고통에 가득 찬 고뇌의 길인지를
무언으로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이란 존재의 숙명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존재의 완성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시간을 불완전한 존재의 허무로서
스스로 우리의 영혼을 얼마나 자책하는가
행복하리라는 희망의 빛이 밝은 만큼
불행이라는 현실의 어둠이 무겁게 드리울 수도 있다
--- 한미르 ---
인간은 불행이라는 어둠 속에서
비로소 교만과 위선과 무능력을
진실과 진리라 스스로 속이며
살아가고 있음을 밝음처럼 환하게
절감하는 이율배반적 존재
언제나 행복하리라 그리 생각하지는 말자
왜냐하면 빛과 어둠의 극명한 대립처럼
감성과 이성의 대립이 난무하는 우리의 사고는
미로에 갇힌 실험실의 쥐처럼 탈출구라는 희망의 빛을
행복으로 지향하지만 실로 출구 없는 미로의 불행을
즐겁듯이 슬프게 행복이라 만끽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산다는 것은 실로 눈물과 한숨이 진실이다
--- 한미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