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냉기보다
더 차가운 나의 자아로부터
나는 절실히 탈출을 원한다
창밖의 텅 빈 거리 저 멀리
을씨년스러운 아파트 숲이 안개처럼
내뿜는 새벽의 침묵으로부터
나는 절실히 떠나고 싶다
외롭다 쓸쓸하다
부피를 알 수 없는 깊이로
그렇게 바람 앞에 흔들리는 촛불처럼
나의 자아는 위태롭기 짝이 없나니
나의 운명으로부터 도망치고 싶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지지 않을까
스스로 위안도 해보지만 언제나
출발점이 결승점인 것처럼 또다시
고독의 텅 빈 자리로 되돌아온다
괜스레 눈물이 난다 처절하게 서럽다
내 그리움의 시간은 오직 냉기만이
존재하는 영원한 겨울왕국처럼
그 모든 것이 빙하처럼 단단히 멈추어 있다
그래서 그렇게 나를 죽이고 억압하는
고독과 외로움이라는 차가운 자아로부터
나를 구출하여야 한다. 그렇게 그래서
나는 나를 떠난다. 영원히 절실히 !!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