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추억이라는 이런저런
상념들이 내 가슴에 강물처럼
흐르는 겨울밤은 실로 나보고
무형의 물처럼 살라 하는구나
그렇게 밤의 침묵은 나에게
검은 눈빛으로 말없이 속삭이니
무인의 계곡 여느 바위처럼
천 년의 묵언으로 살라 하는구나
그 어떤 삶의 가치도 이유도
겨울밤의 고독 앞에서
무형이고 묵언인 그 시간 보다
더 외롭고 더 쓸쓸하고 더 슬픈
시간은 없더라 나의 벗이여
실로 각혈하듯 토해내는
미련과 아쉬움의 한숨을
한밤의 고요로 차분히 다스리는 일이
왜 이다지도 버겁고 벅찬 것인가 ?
고백하건대 나의 통렬한 참회의
시간이 이렇게 고통의 시간인 줄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은 아마도
지난날들의 욕되고 무지한
번뇌들이 나의 모든 것이었으리니
그렇게 세상의 이방인으로
떠밀려온 나의 인생이 실로
낙엽처럼 바람에 나부끼다가
그 어떤 변명의 넋두리도 없이
죽어가야만 하는지 스스로
반문만 할 뿐이다 나의 벗이여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