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라 사계절의 그늘진 모서리
마지막 홀로 남아서 세월이
버리고 간 이런저런 잡동사니들
뒤치다꺼리에 바쁜 한 해의 긴 그림자
지나간 한 해의 이런저런 추억의
무게가 난해하여 가슴에 알 수 없는
눈물 맺히면 나도 이제 인생의 중년이라는
외로운 모서리에 쓸쓸히 홀로 서 있는 것
그리하여 늦은 밤 조용히 어둠에 엎드려
형언할 수 없는 묵언의 가슴 부여잡고
혹여 애끓는 그리움 작은 방에 넘쳐날라
한 장 남은 달력의 날짜들을 그냥 세고 또 센다
아 그래서 12월은 괜스레 추억의 옷장 속의
해어진 헌 옷을 꺼내어 이리저리 들추어 보다가
수북이 쌓인 빛바랜 먼지에 긴 한숨만 저절로
내뱉는 뼛속까지 외로운 사계절의 그늘진 모서리 !!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