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여 오늘 하루의 삶이
지루하다 못해 사는 게 차라리
비천한 그런 나날들 이기에
밤잠 못 이루고 죽도록 사무쳐
그 누군가를 그리워한 적 있는가
겨울의 한기가 점점 위세를
떨쳐가는 이 순간에 따스하게
두 손 모아 차가운 내 손 잡아 주며
가슴에 흐느끼는 눈물을 닦아줄
어느 먼 미지의 그 누군가를
절실하게 그리워한 적이 있는가
별빛처럼 형형하고 맑은 눈빛으로
내 어깨 위에 놓인 삶의 무게를
조금은 덜어줄 봄처럼 따뜻한
피가 흐르는 그 누군가를 당연한
인지상정처럼 그리워한 적이 있는가
벗이여 그렇게 누군가 그리운
바로 그 순간에 그대의 환영이
나에게 따스하게 손을 내밀어
인간의 그 본질로서의 애틋한
사랑을 이 겨울 살며시 전하여 줄 때
한겨울 맹추위의 사나운 기세에
창백하게 차갑게 여윈 가슴이어도
온 우주를 품은 것처럼 오늘 여기
행복하게 살아야 할 나의 계절은
내 인생의 봄날은 바로 오늘이라네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