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가고 가을 오는 것처럼
우리네 인생의 열정도 변하리니
벗이여 두려울지니 이 가을
침묵의 절망으로 다가오는
그 외로움의 쓸쓸한 흐느낌
살아야 하는 이유로서의
그 어떤 사랑도 그리움도
낙엽처럼 내 심장을 떠나가는
이 서러운 가을을 어찌할까
혹여 외롭다는 자기 고백은
그래도 채워야 할 빈 가슴이
아직은 살아 있다는 희망의
반증이라 스스로 위로할지라도
늦가을의 냉랭한 정취는
차라리 사랑이 무엇이오
그리움이 무엇이오 그냥 그렇게
아무런 소망도 바라지 말라는
가을의 무언의 압력이리니
가을의 푸석한 얼굴에 아무리
고운 언어로 곱게 화장을 한들
어찌 봄처럼 새롭다 말하리오
여름처럼 뜨겁다 말하리오
겨울처럼 순결하다 말하리오
그러므로 가을을 그냥 그렇게
무심하게 비길 흔하디흔한
일상의 하루라고 말할 수 있을까
눈물이 한없이 빈 가슴에 맺히는
어느 가을날에 !! 나의 벗이여 ~~~
--- 한미르 ---
King Curtis / A Whiter Shade Of P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