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벗이여 사랑하는 벗이여
다만 순간순간이다 살아 있는 혹여
살아야만 하는 그 어떤 몸부림도!!!
시간은 잠시도 쉬지 않고 흘러가는 것이려니
오늘 지금 여기의 모든 희로애락은
그저 잠시 쉬어가는 세월의 간이역
그러므로 이 겨울의 추위도 고독도 쓸쓸함도
그렇게 산다는 고단함도 어느 순간 잊힐 것이다
어찌 지금의 겨울만 고독하고 외로울까
지난 세월의 겨울을 뒤돌아 보아라
계절의 상념은 언제나 허무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소리 없이 사라지는 것을!!!
사랑도 그리움도 미련도 그리도 지독한 미움과 원망도
눈처럼 쌓이다가 어느 순간 눈처럼 녹아 없어지는
실로 허무하고 황망한 마음의 줏대 없는 방황이려니
그러므로 다만 내 아직 살아있는 그리고
살아가는 이유를 이 겨울 새삼스레 생각해 보지만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는 나의 무지함을
그리 심하게 탓하고 싶지만은 안으리니
그래도 벗이여 내 살아있는 동안은
나의 존재가 나의 살아있음이 그대 기억 속에서
그대와 함께 했다는 그런 추억으로 그리움으로
가끔은 기억되는 그런 사람이기를 기원하나니
결국 우리는 언젠가 소멸하는 그날에
비로소 잠잠한 평화가 잠이 든 내 영혼을 뒤로하고
살아온 그 모든 흔적이나마 잠시 구름처럼
서로의 기억 속을 떠돌다가 바람처럼 사라질 것이다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