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여 겨울의 맹추위가
너무도 당연지사이지만
갈 곳 없는 나의 영혼이 형편없이
구겨지는 외로움의 추위는
매일매일 낯설게만 느껴진다네
벗이여 모닥불의 노란 불꽃처럼
따스하기만 했던 우리 사랑의 추억은
이 아침 뼛속까지 얼어붙은 외로운
나의 가슴에 애틋하게 아련하게 타오르네
나의 그리움의 멍울이 가슴 한복판에서
괜스레 통증을 불러오는 한 해의 끝자락
아 그대 한마디 말도 없이 떠났다 하여도
그대는 영영 잊을 수 없는 나의 유일한 사랑
봄으로부터 겨울까지 시간의 갈피마다
그대는 나의 웃음이고 슬픔이며
행복이고 불행이며 그렇게 그래서 나의 시였나니
비록 오늘 이 아침에는 미완성의 시이지만 그래도
언제나 뜨거운 눈물로 한없이 반겨주고 싶어라
내 못난 삶이 겨울의 텅 빈 들녘에
아무런 의미 없이 나뒹구는 낙엽이라 하여도
아 그래도 살아 푸르던 잎새처럼 행복했던
그 짧았던 시간으로의 추억은 눈물 가득한 행복이리니
실로 세월이여 겨울이여 아무 말 없이
흐르기만 하여라 우리의 이별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벗이여
안달하는 보고 싶음도 서글픔 한가득한 그리움도
겨울의 그저 그런 계절병이라 그리 생각하리니....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