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老熟(노숙)한
결실의 계절이 아니라
막 자라나는 어여뿐
미소녀 같은 계절이다
새하얀 구름 같은 미소와
투명한 하늘 같은 눈망울과
시원한 바람 같은 몸놀림으로
여름이 끝나가는 어느 날
우리 앞에 살며시 나타나는 그 소녀
여름날의 무더위에 지친 대지를
부드러운 구름과 시원한 바람으로
살며시 위로하는 그 소녀
그래서 오늘처럼
외로움이 비가 되어 내리면
그 가을 소녀를 꼭 빼닮은 바로 너를
여름날의 태양처럼 뜨겁게 사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