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의 맹렬한 기세가
저녁이 되어도 여전히 넘쳐나는
7월의 어느 무더운 밤
선풍기 바람만이 낯선 이방인처럼
방구석 사방을 흝으며 지나갈 때
힘없는 하루살이들만 부산히 날고 있다
아 !! 7월이라 올 한 해의 절반이 꺾어진
세월의 무상함이 외로운 영혼을 희롱할 때
작은 방을 저 혼자 독식하려는 듯이
뿌연 담배 연기만이 방 안에 가득하다
계절의 절정은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고 뜨거운 피처럼 온 세상을 지배하지만
나의 고독한 영혼은 점점 타들어가는
담뱃재처럼 하얗게 힘없이 메말라간다
그렇게 우리네 인생도 결국 담배 연기처럼
사라져 언젠가는 빈 허공으로 되돌아갈 것을
살아 슬펐던 기억도 행복했던 추억도
그 누구 것이 아닌 원래부터 없던 것인 것을
그러므로 무엇을 탓하고 누구를 원망하랴
밤이 오고 낮이 오는 것처럼
너무도 익숙한 외로움이고 고독이랴
소주 한 잔에 안주 삼아 고독을 질겅질겅 씹으며
7월의 무더위를 버틴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