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13. 7. 19. 08:19

 

양철지붕을 사납게 두드리는
빗소리에 잠을 깨 말 없이
창문 너머 내리는 비를 바라본다

 

점점 커지는 빗소리만큼
방안에 가득가득 쌓이는 적막은
나의 고독을 대변하는 것처럼
그렇게 물먹은 솜처럼 무겁기만 하다

 

운명이려니 천성이려니
스스로 선택한 고독이라는 이 길

 

길가의 가로수처럼 외로움과 쓸쓸함의
나무가 나의 가슴에 점점 뿌리내림을
이 빗소리에 새삼스레 느껴지는 게
길고 긴 무더위의 부작용 탓이려니

 

무심코 마시는 커피의 향이
방안에 가득 찬 습기와 한 덩어리가 되어
잔잔히 부드럽게  코끝을 자극하는 것이
또 다른 그러나 긍정이라 부르고 싶은
이상과 현실의 부정합성이 삶의 진실일까?

 

설탕 대신 오직 나의 고독만을
섞었을 뿐인데 그 어느 고급 커피보다
은은한 향기와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이 아침의 알 수 없는 이율배반

 

행여나  비 때문에 쌓이고 쌓인
이런저런 밥벌이에 대한 걱정도
잠시 잊게 하는 이 아침의 한 잔의 커피가
 

 

문득 누군가에게 혹은, 누군가의
그렇게 우리 모두에게 오늘 하루
행복의 서막을 여는 하늘의 선물이기를!!!

 

--- 한미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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