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가 어느새 마지막 정점에 이른 지금
지나간 시간에 대한 미련을 놓아 버리고
나 홀로 낯익은 고독을 앞세워 떠나는 인생길에
생각하건대 인과응보의 범주에 속한
희로애락의 모든 인간사 결국은 얼마나
찰나적이고 순간적인 우리네 허망한 꿈이던가
생자필멸의 그 운명을 피할 수 없는
그래서 우리네 인간의 한계를 절감케 하는
흐르는 세월은 이 세상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아니
우리 모두가 그 정답을 알고 있는 명백한 진리이다
진실과 거짓의 혼돈 속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늘 제자리를 정처 없이 맴도는 가엾은 영혼들
절대 고독 그것이 이 땅에 생명으로 태어나
죽어야만 벗을 수 있는 존재의 필연적 숙명이리니
생성과 소멸은 서로가 서로에게 필연의 인과이던가
새로운 생성과 새로운 소멸의 공존 속에서
행복한 자는 행복한 데로 불행한 자는 불행한 데로
그렇게 각자가 운명과 노력으로 자기의 시간을
살다가 망각의 강을 따라 영원히 사라져 간다
그렇게 언젠가 떠나야 할 우리의 차례가 올 때
생성과 소멸의 그 창조적 혼돈 속에
인간의 희로애락적 이기심과 분별심보다는
너와 나 누구나 할 것 없이
보편적 존재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살기 위해 한평생 바동거리며 살았노라
그리 스스로 위로하자 나의 벗이여
--- 한미르 ---